1. 들어가기

필자는 본지 8월호 논단에서 취득세 과세표준에 관한 법제처 유권해석(법령해석지원팀-636, 2007. 3. 30)에 대하여 문제점을 지적한바 있다.

그런데 독자로부터 법제처의 유권해석은 헌법재판소의 판결내용과 같은 의미이고 이에 따라 행정자치부에서도 같은 내용으로 해석하고 있으므로 그 논단은 필자 독자적인 의견에 불과할 뿐 재론의 여지가 없지 않은가라는 의견이 있어, 그 문제를 구체적으로 설명하려고 한다.

2. 법제처의 해석과 헌법재판소의 결정

① 법제처의 해석(법령해석지원팀-636, 2007. 3. 30)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공인 중개사의 업무 및 부동산거래 신고에 관한 법률」(이하 「“부동산 거래법”」이라고 한다)상 검증이 이루어지지 아니하는 일반건축물의 경우 실제거래가격이 시가표준액에 미달하면 시가표준액을 과세표준으로 삼아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하고, 그 설시에서 “취득세는 취득자가 물건을 사용하거나 수익, 처분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이익을 포착하여 부과하는 조세가 아니라 취득행위가 이루어진 경우 취득당시의 과세물건의 가치를 과세표준으로 하여 세금을 부과하는 조세이므로, 그 과세표준은 취득을 위하여 실제로 지출한 금액이 아니라 취득재산의 객관적 가치를 기준으로 산정하여야 한다”고 하면서 “취득자가 취득재산의 가치를 반영하는 실제취득가액을 그대로 신고하는 때에는 그 신고가액을 객관적인 가치로 삼을 수 있으나, 만일 취득자가 허위로 낮은 가액을 신고하거나 객관적인 가치에 비하여 현저히 낮은 가액으로 재산을 취득하여 그대로 신고한 경우 조세행정상 객관적인 재산의 가치나 실제거래가액을 조사하기가 상당히 곤란할 뿐 아니라 담당공무원의 능력이나 자세에 따라 납세의무자의 세부담이 달라지게 되어 조세부담의 공평을 해칠 수 있으므로, 같은 조 제2항에서는 시가표준액제를 도입하여 일정한 요건하에 시가표준액을 과세표준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라고 하며, 따라서 “부동산 거래에 따른 신고가액이 시가표준액에 미달하는 경우에는 부동산거래가격 검증체계에 의하여 적정성이 검증되지 아니한 이상 그것이 실제 거래가격이라 하더라도 시가표준액을 과세표준으로 보아야 한다”고 해석하였다.

② 다음으로 헌법재판소의 결정내용을 요약 하면 다음과 같다.

【헌법재판소결정】 지방세법 제111조 제2항 본문 및 단서부분 위헌재청 (99헌가2, 1999. 12. 23)

<사건 개요>

개인이 골프회원권을 실제매입가 4천만원에 취득하고서 이를 과표로 취득세 등을 자진신고·납부하려 하였으나, 신고가액이 시가표준액에 미달하는 때에는 시가표준액을 취득당시의 가액으로 보는 법제111조 제2항의 규정에 따라 할 수 없이 위 골프회원권에 대한 시가표준액 1억5천만원을 과세표준으로 하여 취득세 등을 신고·납부한 사건에 대하여 행정소송을 제기하였고 행정소송진행 중 위헌재청신청에 의하여 수원지방법원이 위헌여부심판제정결정을 한 사건임.   

<주 문>

 1. 법 제111조 제2항 본문과 단서부분 중 “그 신고가액이 다음 각호에 정하는 시가표준액에 미달하는 때에는” 부분은 헌법에 위반되지 않음.

 2. 법 제111조 제2항 제2호는 헌법에 합치되지 않음 ⇒2000. 12. 31까지 개정하지 않으면 효력 상실

   ※ 동 제2호는 “토지외의 과세대상에 대한 시가표준액은 대통령으로 정하는 가액”인바, 토지 이외의 과세대상물건에 대한 시가표준액 산정 기준을 명확하게 정하지 아니하고 대통령령에 위임한 것이므로 헌법불합치 결정 ⇒2000. 2. 3개정

<이 유>

※위 주문 “2”는 생략

(2) 지방세법 제111조는 취득세의 과세표준을 취득당시의 가액으로 하되, 그 취득당시의 가액은 원칙적으로 신고가액에 의하도록 하고, 신고 또는 신고가액이 없거나 신고가액이 시가표준액에 미달하는 때에는 시가표준액에 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취득세는 재산의 이전이라는 사실 자체를 포착하여 거기에 담세력을 인정하고 세금을 부과하는 유통세이자 취득행위를 과세객체로 하여 세금을 부과하는 행위세이다. 이때의 취득이라 함은 “매매, 교환, 상속, 증여, 기부, 법인에 대한 현물출자, 건축, 공유수면의 매립, 간척에 의한 토지의 조성 등과 기타 이와 유사한 취득으로서 원시취득, 승계취득 또는 유상무상을 불문한 일체의 취득”을 말한다(법 제104조 제8호). 즉 취득세는 취득자가 물건을 사용하거나 수익, 처분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이익을 포착하여 부과하는 조세가 아니라 취득행위가 이루어진 경우 취득당시의 과세물건의 가치를 과세표준으로 하여 세금을 부과하는 조세이다. 따라서 그 과세표준은 취득을 위하여 실제로 지출한 금액이 아니라 취득재산의 객관적인 가치를 기준으로 설정되어야 한다.

(3) 취득자가  취득재산의 가치를 반영하는 실제취득가액을 그대로 신고하는 때에는 그 신고가액을 객관적인 재산의 가치로 삼을 수 있으나, 만일 취득자가 허위로 낮은 가액을 신고하거나 객관적인 가치에 비하여 현저히 낮은 가액으로 재산을 취득하여 그대로 신고한 경우, 또는 교환, 상속, 증여 등과 같이 실제취득가액이 나타나지 않는 취득의 경우 과세물건의 객관적인 재산가치를 파악하여야 한다. 그러나 그때그때마다 객관적인 재산의 가치나 실지거래가액을 조사한다는 것은 조세행정상 심히 곤란할 뿐만 아니라 담당공무원의 능력이나 자세에 따라 납세의무자의 세부담이 달라지게 되며, 실지거래가액을 조작한 자들만 이득을 보게 될 여지도 있어 오히려 실질적으로는 조세부담의 공평을 해칠 수도 있다. 이에 따라 지방세법은 시가표준액제를 도입하여 일정한 요건 하에서 시가표준액을 과세표준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시가표준액이 재산의 객관적 가치, 즉 시가를 적절히 반영하는 한, 신고가액이 시가표준액에 미달하는 때에는 시가표준액을 과세표준으로 보도록 하는 심판대상 단서부분은 세법의 집행과정에 개재될 수 있는 부정을 배제하고 실질적인 조세부담의 공평과 조세정의를 실현하는 규정으로서, 조세평등주의나 실질적 조세법률주의에 위반되지 아니한다고 볼 것이다.

3. 필자의 의견

우선 위 헌법재판소의 결정(아래에서 “헌재결정”이라 한다)은 신고가액과 시가표준액의 관계를 중심으로 결정했다는 점을 유의해야할 것이다.

다시 말하면 취득세의 과세표준은 취득자의 신고가액에 의함이 원칙이지만 그 신고가액이 시가표준액에 미달하면 시가표준액을 과세표준으로 한다는 규정에서 시가표준액의 개념을 설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즉 신고가액을 과세표준으로 하는 때 취득자가 허위로 낮은 가액을 신고하거나 객관적인 가치에 비하여 현저히 낮은 가액으로 재산을 취득하여 그대로 신고한 경우, 또는 교환, 상속, 증여 등과 같이 실제취득가액이 나타나지 않는 취득의 경우 과세물건의 객관적인 재산가치를 파악하여야 하는데, 그때그때마다 객관적인 재산의 가치나 실지거래가액을 조사한다는 것은 조세행정상 심히 곤란할 뿐만 아니라 담당공무원의 능력이나 자세에 따라 납세의무자의 세부담이 달라지게 되며, 실지거래가액을 조작한 자들만 이득을 보게 될 여지도 있어 오히려 실질적으로는 조세부담의 공평을 해칠 수도 있기 때문에 지방세법은 시가표준액제를 도입하여 일정한 요건 하에서 시가표준액을 과세표준으로 보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지방세법에서는 이미 사실상 취득금액을 객관적인 증빙자료에 의하여 확인되는 취득의 경우를 법 제111조 제5항에 열거 규정하고 여기에 해당하는 취득은 신고가액 및 시가표준액에 불구하고 사실상 취득금액을 과세표준으로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사실상의 취득금액이란 객관적인 증빙자료에 의하여 확인되는 취득이기 때문에 실지거래가액을 조사하는데 문제가 있을 수 없고, 담당공무원의 능력이나 자세에 따라 납세의무자의 세부담이 달라지는 문제도 없으며, 납세자가 실지거래가액을 조작할 염려도 없어 공평의 원리를 해치지도 않는다고 할 것이다.

이상과 같기 때문에 신고가액과 시가표준액은 사실상 취득금액을 확인할 수 없는 경우 즉 법 제111조 제5항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취득일 경우가 문제이지 사실상 취득금액 적용대상이면 시가표준액의 적정여부는 논할 여지가 없다고 할 것이며, 헌재의 판결도 위헌재청에서도 제외되어 있지만 사실상 취득금액과 시가표준액과의 관계보다 사실상의 취득금액 적용대상에서 제외되는 취득일 경우 신고가액과 시가표준액과의 관계를 설시한 것으로 이해해야할 것으로 본다. 그런데 위 법제처해석(행정자치부에서도 같은 의미로 해석)은 위 헌재판결을 그대로 인용하면서 “취득세 과세표준은 취득을 위하여 실제로 지출한 금액이 아니라 취득재산의 객관적 가치를 기준으로 산정하여야 한다”고 하였는데 여기서 취득을 위해 “실제로 지출한 금액”을 과세표준으로 삼는 것이 아니라고 한 점, 그리고 객관적 가치를 판단함에 있어 결국 공시가격 이상으로 신고한 것은 취득재산의 가치를 반영한 것이고 그 이하로 신고한 것은 객관적인 가치로 삼을 수 없다는 듯이 설시하고 있는 점은 지방세법 제111조를 종합하여 볼 때 이해하기 힘든 해석이 아닐 수 없다. 즉 헌재의 결정은 시가표준액과 신고가액과의 관계를 해석한 것으로 보아야 하는데 법제처와 행정자치부의 해석은 모든 취득에 대하여 적용해야하는 듯이 설시하고 있기 때문에 문제라는 것이다.

만일 이 해석대로 운영한다면 취득세 및 등록세의 과세표준은 시가표준액이 최저선이 되고 법 제111조 제5항의 규정에 의한 사실상의 취득금액(법인장부상 확인되는 취득, 공매방법으로 취득하는 때, 국가 등으로부터 취득하는 때, 수입에 의하여 취득하는 때 등)은 시가표준액 이상일 때만 인정할 수밖에 없어 사실상 취득금액이라는 말이 무색해지고 만다.

법제처의 해석은 현행 일반 건축물에 대하여는 「”부동산 거래법“」상 검증체계가 이루어 지지 아니한 상태에서 취득세 과세표준 적용기준을 해석한 것으로 보이지만 그 해석은 그에 한정하지 않고 모든 취득에 적용될 수 있기 때문에 문제점으로 제기되는 것이다.

 필자의 의견은 취득세는 그 취득행위에 대하여 부과하는 조세로서 그 취득행위를 위하여 지출한 금액, 즉 실제의 취득금액을 과세표준으로 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이를 취득자에게 신고하도록 하였으며, 만일 취득자가 신고를 하지 아니하거나 그 취득금액이 시가표준액에 미달한다면 시가표준액을 과세표준으로 본다는 것이 대원칙이라고 할 것이다. 그것은 법 제111조 제1항 및 제2항에서 분명히 규정하고 있으며, 헌재결정에서 위헌이 아니라고 판결한 것이다.

여기서 시가표준액으로 한다는 것은 과세권자 입장에서 취득을 위하여 실제로 지출한 금액을 객관성 있는 입증자료에 의하여 확인 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위 법제처 해석에서 “부동산거래가격 검증체계에 의하여 적정성이 검증되지 아니한 이상 그것이 실제 거래가격이라 하더라도 신고가격이 시가표준액에 미달하면 시가표준액을 과세표준으로 보아야 한다”는 해석 중 “그것이 실제 거래가격이라 하더라도”라고 한 부분은 지방세법의 규정에 반하는 해석이라고 생각된다.

즉 취득세의 과세표준은 취득재산의 가치를 판단하여 결정하는 것이 아니고 그 취득행위에 따른 대가를 기준으로 결정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다만, 사실상 취득금액(법 제111조 제5항)을 적용할 수 없는 경우 및 증여·상속과 같이 대가의 지급이 없는 무상취득하는 때는 취득대가의 지급이 없으므로 위 헌재판결과 같이 당해 재산의 가치를 판단하여 과세표준을 결정한다고 볼 수 있겠다.

이것은 지방세법 제111조 제2항에서 신고가액이 시가표준액보다 높으면 신고가액을 과세표준으로 하는 점, 그리고 법인이 취득하는 경우라도 무상취득이면 재산가치를 평가하여 장부에 기표한 가액에 불구하고 시가표준액을 적용하도록 한 규정에서 볼 때 더욱 그러하다.